50대 부부의 인생2막 여행, 대부도 구봉도 당일치기 후기

 

인생2막을 시작하기로 한 이유 — 일과 집만 오가던 삶에서 벗어나기

나는 개인사업자로 일주일 내내 매장에서 근무한다. 하루뿐인 쉬는 날에는 그저 집에서 쉬는 게 최고의 낙이었다. 그런데 요근래 나이가 들수록 일과 집, 딱 그 두 곳만 오가는 내 삶의 반경이 너무 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몸은 쉬고 있는데 마음은 자꾸 무료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남편과 상의 끝에 작은 다짐을 했다. "이주일에 한 번, 일요일마다 가까운 곳이라도 꼭 나가보자." 그렇게 시작된 우리 부부의 인생2막 첫 여행지가 바로 대부도 옆 작은 섬, 구봉도였다.

왜 대부도, 그중에서도 구봉도였을까

차로 이동하기 무리 없는 거리를 찾다 보니 대부도가 떠올랐다. 하지만 대부도는 사람이 많이 붐빌 걸 예상해서, 대부도 안에서도 좀 더 한적할 것 같은 구봉도로 방향을 정했다.

나이가 드니 번잡한 곳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곳이 좋고, 이왕이면 산책길이 잘 되어 있는 곳이면 좋겠다 싶었다. 여기에 개인적인 조건이 하나 더 있었는데, 평소 직선 코스에서 러닝하는 걸 즐기는 나에게는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길이 있는지도 은근히 중요한 선택 기준이었다.

서울 잠실에서 1시간, 이른 아침 출발이 만든 여유

서울 잠실에서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해서 약 1시간 만에 구봉도에 도착했다. 일요일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길이 막히지 않아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 서울 근교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계획이라면, 주말 오전 8~9시 사이 출발을 추천한다. 조금만 늦어도 서해안 방향은 금방 붐빈다.

도착하자마자 마주친 공사 현장, 그리고 가파른 산길

도착하자마자 군데군데 공사 중인 곳이 눈에 띄었다. 사전에 이런 정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로 우리는 조금 가파른 산길 쪽으로 진입했다. 처음에는 "여기 잘못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길이 좋지 않았지만, 걷다 보니 그늘이 짙고 예쁜 산책길이 이어져서 숨이 살짝 찰 정도로 걷기에는 무난했다.

산길 끝에서 만난 풍경, 전망대는 공사 중이었지만

산길 끝부분에서 펼쳐지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낙조전망대는 마침 공사 중이라 끝까지 올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구봉도 데크 산책길


"왜 산길에 사람이 없지?" — 뒤늦게 알게 된 평지 해안길

걷는 내내 이상했다. 주차장에는 차가 많은데 왜 산길에는 사람이 이렇게 없을까. 알고 보니 주차 후 산을 오르지 않고 바로 평지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따로 있었다. 돌아올 때는 이 평지길을 걸으면서, 또 중간중간 뛰면서  바다를 보면서 러닝하는 그 기분이 정말 좋았다.

솔직한 후기 — 좋았던 점

아침 일찍 가니 사람이 없어서 정말 한적하고 좋았다. 그리고 재미있었던 건, 아무래도 섬이다 보니 방문객 연령층이 전체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내가 오히려 젊은 편에 속했다는 것이다. ㅎㅎㅎ 50대인 내가 "젊은 사람" 취급을 받는 그 기분, 은근히 나쁘지 않았다.

솔직한 후기 — 아쉬웠던 점

일부 구간이 공사 중이었는데 이 정보를 미리 확인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주차장에서 산을 올라가는 길과, 평지로 우회해서 들어가는 길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 안내만 조금 더 명확했다면 다리가 불편한 분들도 처음부터 평지 코스로 편하게 갈 수 있었을 텐데 싶었다. (사실 우리가 안내판을 못 찾았던 걸 수도 있다.)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공사 여부 미리 확인하기: 전망대나 일부 산책로가 공사 중일 수 있으니, 방문 전 최근 후기를 한 번 검색해보는 걸 추천한다.
  • 평지 코스 입구 미리 찾아두기: 다리나 무릎이 불편하다면 산길보다는 처음부터 평지 해안길로 진입하는 걸 추천한다. (우리처럼 헤매지 않도록!)
  • 러닝을 좋아한다면 평지 해안길 강력 추천: 바다를 옆에 두고 걷거나 달릴 수 있는 코스라 운동 삼아 다녀오기 좋다.

점심은 조개구이… 하지만 다시는 안 갈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조개구이와 회 구성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솔직히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많이 아쉬웠다. [커플에 2인 기준 12만원 회,새우,조개구이 구성"] 다음에 대부도 쪽으로 다시 온다면, 굳이 비싼 해산물 세트보다는 간단하게 칼국수 한 그릇 먹는 게 훨씬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페 이야기 — 2,000원 할인, 그리고 자리세

식당에서 옆 카페로 가면 음료를 2,000원 할인해준다고 해서 갔는데, 커피 맛은 솔직히 그냥 그랬다. 이미 할인을 예상하고 가격을 올려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방아머리해변 바로 앞자리라는 걸 생각하니 "이건 자리세다" 싶어 그나마 마음이 편해졌다. ㅎㅎㅎ

바다를 바라보며 남편과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시간이 마치 연애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았다. 아직 사람이 많지 않은 방아머리해변이었지만, 여름이 되면 꽤 붐빌 것 같았다.

방아머리해변


집으로 돌아오며 — 피곤하지만 충분했던 하루

일찍 서두른 덕분에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집에 도착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기분 전환은 확실히 되었다. 일과 집만 오가던 좁은 반경에 작은 원 하나가 더 그려진 기분이었다.

이주일에 한 번, 일요일마다 가까운 곳이라도 나가보자는 우리 부부의 다짐. 그 첫걸음이었던 구봉도는 꽤 합격점이었다. 다음 인생2막 여행은 또 어디가 될지, 벌써부터 남편과 이야기가 시작됐다.

구봉도 여행 전 자주 묻는 질문 (FAQ)

Q. 구봉도는 어디에 있나요?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서쪽 끝, 방아머리 선착장 인근에 자리한 작은 섬이다. 서울 잠실 기준 차로 약 1시간 30분 이내거리다.

Q. 구봉도 전망대는 지금 갈 수 있나요? 방문 시점 기준 낙조전망대는 공사 중이었다. 방문 전 최근 후기를 검색해서 공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게 좋다.

Q. 다리가 불편해도 걷기 괜찮은가요? 산길 코스는 초반 경사가 있어 다소 힘들 수 있지만, 주차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평지 해안길을 이용하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Q. 근처에 맛집이 있나요? 조개구이·회 등 해산물 구성은 가격대가 다소 높은 편이라, 부담 없이 즐기려면 칼국수 등 간단한 메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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